[수족관 동물복지 향상을 위한 협의체] 가 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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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1,553회 작성일 20-08-04 15:28본문
해양수산부 주최로 수족관 동물복지 향상을 위한 수족관 동물보호단체 협의체가 꾸려집니다. 너무 많은 사람들이 모일 것으로 예상되어 미리 동물을 위한 행동의 계획과 의견을 남깁니다. 이는 문서와 구두로도 전달될 것입니다.
협의체란 말 그대로 협의를 하는 곳이고, 의견을 교환하는 곳입니다. 따라서 최대한 상대방을 존중하면서 대화해 나가겠습니다.
지금 우리가 수족관에 받아야 할 사과는 왜 좁은 곳에 가두고 잘 돌봐주지 않았냐가 될 시점은 아닌 듯합니다. 그들 대부분은 돌고래를 잘 돌봐주고 있다고 적어도 겉으로는 생각하고 있을 것입니다. 더욱 중요한 것, 그리고 반드시 제가 동물을 대신해서 받고 싶은 사과는 이것입니다.
“야생에서 그들을 포획할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왜 진작 세심하게 살피지 못했냐”는 것입니다.
“당신들의 무심함으로 그들은 사회적 관계가 파괴되고 자신의 가족이 몰살당하는 것을 목도한 채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끌려와 관객 앞에 서야 했습니다. 수조에 갇힌 동물들을 보며 아이들은 행복해겠겠지만, 사실 우리는 아이들을 속인 것에 불과했습니다. 먼 미래에 아이들이 아 그 돌고래는, 벨루가는 가족과 헤어져 먼 나라로 와 외롭게 살아야했겠구나. 라고 한다면 그 책임은 누가 져야 할까요.”
내가 만나본 많은 수족관 관계자들은 실지로 벨루가와 돌고래에 대해 잘 모르더군요. 사육사들은 분명히 자신이 돌보는 동물을 사랑하고 있는 것은 맞습니다. 그러나 동물은 인간과 많이 다릅니다. 사랑한다는 마음으로는 너무 부족합니다. 사회적 관계를 맺고 무리생활을 하는 우리 인간도 갑자기 가족과 헤어져 낯선 환경에서 살아가야 한다면 굉장히 고통스러울 것입니다. 더군다나 주위에 온 친구들과 언어도 통하지 않는다면요. 우리는 벨루가와 돌고래에 대해 너무 모릅니다. 이 비극의 시점은 애초에 수족관을 만들 때 수족관의 설계 자체가 동물의 생리나 특성, 본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는 점에 있습니다. 돌이킬 수 없는 과거에 대해 더 이상 비난은 하지 않으렵니다. 그러나 반드시 앞으로 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이 일에 수족관 모두가 책임을 가지고 참여해야 합니다.
첫째, 벨루가 돌고래 모두 우리나라 해역에 살지 않는 동물입니다. 야생방사는 원서식지에 방류해야 하며, 반드시 무리를 만들어 보내야 합니다. 이 원칙이 없다면 보내지 않는 것이 낫습니다. 돌고래와 벨루가 모두 공포와 스트레스를 아는 동물입니다. 낯선 환경에 적응하지 못해 죽은 이후 그나마 바다가 낫다고 한다면 개체의 복지를 무시하는 일이 될 수 있습니다. 그들은 실험용 동물이 아니며, 방류는 pilot study가 아닙니다. 우리는 금등 대포를 찾지 못했던 일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따라서 우선 야생방류가 가능한지 여부를 알아봐야 합니다. 이 작업에는 반드시 전문가 위주의 팀이 꾸려져야 하며, 수족관은 자신의 이익을 떠나 의견을 주어야 합니다. 여론을 호도하거나, 자신이 속한 기관의 이익만을 추구하고자 하는 곳이 있다면 과감히 배제해야 합니다.
둘째, 야생으로 돌아갈 수 없다면 이들이 여생을 보낼만한 곳을 만들어야 합니다. 이런 곳을 생츄어리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제부터는 철저하게 돈과 법적 문제를 고민해야 합니다. 생츄어리는 지금 동물이 살고 있는 수족관보다는 나아야 하며 이것을 만들기 위해서는 건축 단계에서부터 돈이 들어갑니다. 더군다나 우리나라는 자연재해가 많고 바다도 대형 고래가 들어갈 정도로 깊지 않습니다. 이 단점을 커버할 수 있으려면 단순한 가두리만으로는 부족할 것입니다. 시설물을 만들어야 하는데, 그 시설물이 한정된 예산으로 지어져 결국 수족관과 다를바 없게 된다면 뭐하러 만드느냐는 비난은 고사하고, 이 생츄어리를 운영하기 위한 운영비 마련부터 어려움을 겪게 될 것입니다. 정부의 예산으로 짓는다 해도, 기재부에서 이런 시설을 지속적으로 운영하는데 지원을 해줄까요? 아마 기초단계에서부터 난관에 부딪힐 것입니다. 정부가 예산을 만들어낼 수 없다면 기업이 만들어내는 수밖에는 없을 것입니다. 어떤 기업이 이 돈먹는 하마에 돈을 투자할까요? 우리는 구체적으로 이런 문제를 논의해야 할 것입니다. 시간이 많지 않습니다. 설계부터 준공, 모든 것에 들어가는 시간은 최소한으로 잡아도 5년 이상일 것입니다. 그 사이에 동물들은 또 죽어나가겠죠. 물론 법적인 문제도 해결해야 합니다. 현재 이들이 누군가의 법적 소유물이기 때문입니다.
셋째, 모든 것이 불가능한 상황까지도 고려해야 합니다. 동물들이 죽을 때까지 지금 살고 있는 수족관에서 살 수밖에 없다면 적어도 이제부터는 이런 비극이 없어야겠죠. 먼저 번식을 막기 위한 일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퍼시픽랜드와 울산에서는 이미 출산의 경험이 있죠. 아마 우연이었을 겁니다. 그러나 수족관의 번식은 반드시 종보전의 원칙 하에 계획적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모든 개체에 한해서 유전자 검사가 이루어져야 하며, 유전적 다양성이 훼손되지 않는 방향이어야 하고 같은 수조에 이런 동물이 있다면 반드시 피임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그러나 돌고래, 벨루가는 향후 한국의 수족관에서 전시할 수 없는 동물임을 규정하고, 100% 피임해야 합니다. 동물을 위한 행동은 곧 한 수족관과 이 작업을 시작할 예정입니다. 이 작업이 성공하면 전체 수족관으로 반드시 확장시키겠습니다. 또한 해양동물을 넘어 다른 동물들에게도 마찬가지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야생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수족관과 동물원의 개체수 조절은 필수입니다. 그러나 이 작업도 시간이 많이 걸릴 것입니다. 현재 동물원과 수족관에는 수의사가 턱없이 부족합니다. 번식생리도 연구해야 하고, 호르몬도 분석해야 하며, 피임 방법도 선택해야 합니다. 모든 피임에는 위험이 따릅니다. 어떤 피임방법이 나은지를 평가하기에 데이터도 턱 없이 부족합니다. 이 작업을 한 수족관과 여러 야생동물 수의사들이 시작하기 위해 곧 모입니다. 비난만 하지 마시고 지켜봐 주시기를 바랍니다.
수조를 넓히는 일은 돈도 시간도 많이 걸리는 일입니다. 육상동물과 달리 수생동물은 더욱 건축비가 많이 들어갑니다. 하나씩 바꿔나가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너무 빠른 시간 안에 이 모든 것이 이루어지게 된다면 오히려 위험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수족관이 한꺼번에 문을 닫게 되면 이 동물들이 갈 곳이 뻔하기 때문입니다. 중국이나 동남아시아의 수족관은 믿을 수가 없으며, 서구의 좋은 수족관 역시 포화상태라 더 이상 잉여처럼 남은 동물을 받지 않을 것입니다.
애초에 도입하지 않았어야 합니다. 돌고래와 벨루같은 고등동물을 야생에서 잡아온 이상 이 비극은 되돌리기가 너무 힘듭니다. 이미 너무 늦은 것 일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의 수족관에 살았던 고래류들이 모두 천국으로 떠날 때까지 관심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될 것입니다. 이 모든 비극에 많은 사람들이 책임을 가지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제까지 엄마를 잃고 수족관으로 잡혀와 살다 생을 마감한 돌고래들에게 약속하고 싶습니다.
반드시 이런 비극이 다시 재현되지 않도록 약속할게.
그저 평범하고 가진 것 없는 한 인간은 소심하게나마 그들이 죽으면 모두 천국에 가리라고 기도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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