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동물원 사슴매각사태를 통해 본 한국동물원의 복지 실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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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4,654회 작성일 15-09-15 22:53본문
한국동물원의 복지 실태와 발전방향
2015년 9월 14일
Action for Animals
1. 한국 동물원의 현황
‘동물을 위한 행동’은 2012년 6월부터 2015년 1월까지 전국의 동물원을 현장조사 하였습니다. 그 결과는 2013년과 2015년 두 차례에 걸쳐 조사보고서를 통해 발표되었습니다. 2013년 발표된 1차 보고서의 결론은 첫째, 법률에 의한 제도적 관리 부족, 둘째, 제한 없는 번식, 셋째, 체험관의 급증, 넷째 공영동물원의 위기였습니다. 동물원법은 2013년 발의된 이후 2015년이 지나가면서도 아직 통과되지 못했습니다. 동물원을 통일적으로 관리하는 부서는 없었고, 동물원은 그저 박물관 혹은 공원으로 법적 지위를 부여받았습니다. 지방의 공영동물원은 대부분 공원의 일부 기능을 담당하면서 적은 예산과 낮은 입장료로 30년 이상 된 낙후된 시설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동물원이 정치권의 지역발전 공약에서 간혹 등장할 때는 대부분 관광자원으로의 기대효과 때문입니다. 그러나 동물원이 관광자원으로서만 거론된다는 것은 동물원의 여러 기능 중 상업적 기능만 발전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동물원이 돈을 벌기 위해서는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적으로 끌 수 있는 동물쇼와 체험관이 발전할 수밖에 없습니다.
동물쇼에는 주로 고등동물이 이용되는데 (코끼리, 돌고래, 바다사자, 각종 조류, 토끼, 기니피그, 돼지. 원숭이 등) 일정한 시간에 공연을 강제하기 위해 훈련과정에서부터 먹이주기 제한, 즉 굶겨 훈련을 시킵니다. 이윤을 목표로 하다 보니 동물이 말을 듣지 않았을 때 폭력을 행사하는 경우가 생겨나게 됩니다. 그러나 기존의 동물쇼가 공연장을 전제로 한 채 유지되다 보니 건립과 유지, 관리 비용 때문에 적은 자본을 가진 소자본가들은 주로 체험관을 만들게 됩니다. 체험관은 양서 파충류를 주로 사용하여 통제가 어렵지 않고 행사도 대부분 만지기 먹이주기 위주라 적은 예산으로 많은 효과를 볼 수 있어 현재도 우후죽순으로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양서파충류는 수입 시 검역을 거치지 않고 이들의 판매현황조차 파악되고 있지 않아, 위생, 건강, 질병 등에도 문제가 있습니다. 동물의 스트레스 건강관리가 어느 정도 진행되는지 도 알 수가 없습니다. 사기업이기 때문에 자료를 공개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여러 자료를 통해 많은 동물이 제 수명을 다하지 못하고 죽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공영동물원은 자본을 투자할 여력이 없고 공원, 문화재 등으로 묶여 있어 토지 전환 이용에 한계가 많아 동물공연이 발전하지 않았지만, 간혹 체험전기업과의 계약을 통해 한시적 혹은 상시적으로 체험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동물원의 수입이 되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교육적 기능을 담당한다는 주장으로 합리화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동물을 만지는 체험활동이 어떤 교육적 효과를 가져오는지는 확인된 바는 없습니다. 오히려 만지기와 먹이주기는 비교육적인 효과가 더욱 많습니다. 아이들에게 야생동물을 애완동물처럼 생각하도록 만들고, 먹이를 보기좋게 받아 먹게 하기 위해 제한적인 급여도 이루어집니다. 동물원 동물에 대한 올바른 교육은 그들에 대한 사전적 지식을 가르쳐 주고 호기심을 충족시키는 것이 아니라 그들을 대하는 올바른 태도를 배우는 것입니다. “우리는 야생동물의 삶에 함부로 개입해서는 안됩니다.” 이것은 동물원 동물복지 교육에서 견지해야 할 중요한 주제입니다.
사육사들과 수의사들의 증언을 종합해 보면 이렇습니다. “야생동물일수록 임상증상이 늦게 나타납니다. 오늘 건강해 보여도 내일 시체로 발견되기도 하죠. 가장 중요한 것은 예방입니다.” “그나마 비싸고 중요한 동물은 많은 배려와 관심이 쏟아집니다. 그러나 흔하고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동물은 그야말로 잉여 취급을 받습니다.” 대략 이런 방향으로 해석되었습니다. <사육사와 수의사의 근무조건은 매우 열악하다. 그들은 많은 동물을 제대로 관찰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관심은 일부 종에만 집중될 수밖에 없다.> AI가 창궐하던 시기 조류의 분변과 털이 날리는 곳에서도 일할 수밖에 없었다는 한 전직사육사의 증언은 충격적이었습니다. 근무조건이 나쁘면 오래 근무하는 직원이 적게 되고 경험은 축적될 수 없습니다. 적은 예산과 직원숫자로 자원은 한정되어 있는데 복지에 대한 대외적 관심은 급증하자 그 압력은 주로 말단 사육사들에게 집중되었습니다. 동물 밥도 줘야 하고 배설물 치워야 하고 그것도 바쁜데 이제 공부도 해야 하고 행동풍부화도 해야 하고...사람도 소외되고 동물도 소외되었습니다. “우리도 동물들처럼 버려진 존재 같았어요.” 한 지방동물원 사육사들에게 들은 이야기였습니다.
소위 인기 동물은 주로 열대동물, 극지방동물이었습니다. 그들은 4계절이 뚜렷한 한국의 온대기후에서 특정 계절 동안 좁은 내실에서 생활해야했습니다. 관리비용도 어마어마합니다. 한정된 예산에서 전 세계의 다종다양한 동물을 보유하다 보니 당연히 소홀하게 되는 동물이 생겨나게 됩니다. 불행하게도 주로 조류, 맹금류, 오소리 등은 모두 비인기종이었습니다. 물론 동물원마다 차이는 있습니다. 사실 뚜렷한 기준도 없습니다. 어떤 동물원은 늑대를 특성화했고, 반면 북극곰의 전시관은 황폐했습니다. 결국 어떤 동물원이 만들어지고 발전해나가는데 일정한 기준 없이 진행되어 왔다는 것입니다. 동물원마다 새로운 비전을 수립하고 장기적 계획을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동물원에 있어서 적자는 숙명입니다. 조사 결과 동물복지와 상업성은 양립 불가능했습니다. 방향은 공영동물원이 바르게 변화하는 것이어야 했습니다. 따라서 2차 보고서의 주제는 ‘공영동물원의 위기와 동물원의 발전방향’ 이 되었고, 현재 동물을 위한 행동은 전주동물원의 변화작업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동물원의 공공성은 이제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동물을 값싸게 볼 수 있는 권리의 확대가 아니라 동물원의 올바른 기능을 시민들에게 제공한다는 의미로 전환되어야 합니다. 동물원의 올바른 기능은 살아있는 생명의 존엄성을 우리 미래세대에 교육하고, 우리의 자연에서 사라지고 있는 멸종위기 동물을 보전하고, 생물다양성 보존을 위한 연구기능이 강화되는 방향으로 가야 합니다. 우리 시민은 동물원의 올바른 공공성 개념 확립을 위해 더 많은 세금을 내고 비용을 지급할 수 있다는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야 합니다. 이 역할을 할 수 있는 기관은 지금으로서는 서울대공원 동물원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가장 많은 연구진이 포진해 있고 전문가들의 경험이 녹아있는 곳에서 최근 발생한 사슴매각사태는 매우 유감스러운 사건이라고 평가합니다. 일시적인 사건으로 넘길 것이 아니라, 이 사태를 통해 한국 동물원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 진지한 고민이 필요합니다.
2. 서울대공원 동물원의 현황
2012년 서울대공원 동물원을 몇 년 만에 방문하였습니다. 당시 어린이동물원이란 곳이 생겨 놀랐었습니다. 그 사정을 RSPCA의 폴 리틀페어에게 알리자 폴은 자신이 서울동물원을 방문했을 때 <동물원의 교육기능 강화>에 대해 조언을 했었고, 아마도 그것과 관련이 있지 않냐고 전해왔습니다. 아마도 동물원의 교육기능을 강화해야 한다는 조언에 맞게 교육을 하자니, 당시의 인식에 맞게 만들 수 밖에 없는 한계가 있었고, 당시로서는 그 정도밖에 생각할 수 없었다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가장 우려되었던 것은 동물의 종수와 개체수가 더 늘어났다는 것이었습니다. 영장류관이 리뉴얼되고, 호랑이숲이 만들어지고 몇 개의 부수적인 전시관들이 조금씩 바뀐 것 외에 마치 동물원 하나가 더 생겨난 느낌이었습니다. 흑염소, 염소, 나귀, 토끼 이런 동물들이 새끼를 낳아 번식하면 어떻게 할 것인가 묻고 싶었습니다. 사슴매각사태는 예상했던 일이었습니다.
서울동물원은 2013년, 2014년을 거치면서 동물체험행사 전반이 모두 폐지되었습니다. 사슴 매각의 배경에는 체험용 동물이 체험행사가 사라짐으로써 그 용도를 다했다는 인식이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동물원의 교육 기능 실현을, 단기간 내에, 그것도 아직 완성되지 않은 애매모호한 개념으로 만들어내다 보니 몇 년 시행도 하기 전에 방향이 달라진 것입니다. 동물보호교육의 내용도 앞으로 달라져야 할 것이지만, 무엇보다 동물의 복지가 훼손되지 않는 방향으로 전개되어야 한다는 원칙은 반드시 지켜져야 합니다.
현재 서울동물원을 비롯하여 전주동물원 등 비전을 새롭게 세우고 있는 동물원의 경우 전략종, 유지종, 정리종을 정하고 있습니다. 서울동물원은 2014년 105년 만에 동물종 관리계획을 발표했습니다. 그런데 적극 번식시켜야 할 전략 종 중 침팬지, 돌고래, 코끼리가 있었습니다. 침팬지의 경우 세계 최고 높이의 타워가 있어 전시효과가 좋아서, 코끼리의 경우 희귀하고 수명이 길어서 라는 선정기준이 적용되었습니다. 이런 기준을 통해 큰 돌고래, 남방큰돌고래, 아시아코끼리, 오랑우탄, 침팬지, 그물무늬기린, 말레이곰, 쌍봉낙타, 라마등 포유류 38종(303마리), 쿠바홍학, 황새, 오색앵무, 따오기류 등 조류 15종(211마리), 남생이, 샴악어 등 양서파충류 5종(122마리)이 전략종에 포함되었습니다. 이 전략종은 번식이나 외국 동물원으로부터의 수입(교환)을 통해 이들 종은 더 많이 확보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전 세계 동물보호단체들은 모두 코끼리, 침팬지 오랑우탄 등의 영장류 코끼리는 동물원에서 사육하기 어려운 종이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종보전 계획안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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