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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 고양이가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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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3,529회 작성일 18-02-27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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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hani.co.kr/arti/animalpeople/companion_animal/833690.html 

 

[애니멀피플] 나의 사랑 프리드리히 니체 

위험천만한 캣맘·캣대디 활동 들여다보니
보살핌을 통해 얻는 위안을 얻는 사람들
인간 사회의 화해를 가져다준 고양이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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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hani.co.kr/arti/animalpeople/companion_animal/833690.html#csidx75f05e5c22a7c6d8168eccd8c95f484 onebyone.gif?action_id=75f05e5c22a7c6d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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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를 돌보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안 것은 2006년 ‘동부이촌동 사건’ 때였다. 동부이촌동 사건은 고양이를 돌보는 주민과 고양이 혐오 주민 간의 갈등에서 촉발되었다. 당시 거론 된 것이 TNR(길고양이 중성화 수술 사업)이었다. 영역동물인 고양이의 특성상 살처분은 효과가 없고 구조 후 중성화수술 한 이후 제자리에 방사해 개체수를 조절하자는 것이다. 무엇이 먼저인지는 알 수 없다. 고양이들이 먼저 늘어났는지 아니면 사회적 논의가 많아지면서 고양이를 돌보는 사람이 많아졌는지. 교육을 하러 다니다보면 의외로 “주변에 길고양이가 있는데 밥을 줘야 하나요?”라고 묻는 사람들이 많다. 길고양이에 대한 담론이 늘어난 것은 분명하다.

 

동물관련 일을 하다 보니 고양이 돌보는 분들도 많이 알게 되었다. 가장 우려할 만한 일은 주로 이 분들이 밤에 다닌다는 것이다. 여자든 남자든 밤은 범죄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은 시간이다. 일정한 시간, 그것도 밤에 다니며 그 사람이 움직이는 곳마다 고양이들이 몰려다닌다? 혐오의 대상이 될 만한 필요충분조건이다. 캣맘과 캣대디의 활동은 자체적으로 위험천만하다.

 

도대체 왜 위험하고 힘들고 돈도 많이 들어가는 이 일을 계속 하는 것일까.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 사람들 하나하나를 들여다보았다. 그곳에서 나는 상처를 발견했다.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사람이 지나다니는 고양이에게 왜 마음을 쓸까? 논리적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다. 아주 솔직히 고백하건대 캣맘 중 일부에게 상처를 받기도 했다. 그들 중 일부는 무례하고 거친 말을 쏟아냈다. 비난하는 사람까지 껴안을 정도로 나는 성인은 아니다. 그러나 그들의 말속에서 상처받은 영혼의 고통을 보았다.

 

소외되고 다친 영혼의 언어는 논리적이지 않다. 심지어 횡설수설하고 앞뒤 말이 맞지 않을 때도 있다. 그러나 우리는 그 속에서도 진리를 찾아낼 수 있어야 한다. 권력을 가진 분들이 간혹 소외된 약자를 돕겠다는 말을 한다. 그 마음은 고맙지만 곱게 자라 대접받으며 사신 분들이 정제되지 않고 침묵 속에 둥둥 떠다니는 약자의 뒤틀린 언어를 이해하기란 정말 어렵다. 말을 앞세울 것이 아니라 그들 속으로 들어가 진정으로 함께 아파할 수 있어야 한다. 물론 그 공약들은 대부분, 오랫동안 허공 속을 떠돌다 사라져왔지만.

 

살면서 상처받지 않는 영혼은 없다. 그러나 누구나 자신의 상처를 승화시켜 약자를 돌보는 일로 나아가는 것은 아니다. 누군가는 상처 때문에 살인자가 되고 누군가는 상처를 딛고 다른 사람을 돌보는 사람이 된다. 캣맘을 캣맘 그대로 보지 말고 그 안의 상처를 봐야 한다. 그들은 상처받았고 상처받은 영혼은 길거리를 떠도는 배고픈 다른 영혼을 보았다. 고양이들을 돌보면서 스스로 위안을 받고 자존감도 회복하는 것 같았다. 동물이 불행하면 인간도 불행하고 인간이 불행한 사회에서 동물이 행복할 리가 없다.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나는 동물해방이 인간해방이라고 떠들고 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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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밖에서 길고양이를 발견한 니체.

 

아 물론 남 이야기를 할 때는 아니다. 앞만 보고 달려가다 보니 어느 새 가난뱅이 활동가가 되어 있었다. 물론 허세는 남아있다. ‘언젠가 베스트셀러 써서 인세로 먹고 살거야!’ 누구 말마따나 우리가 돈이 없지 가오가 없었나 말이다.

 

동물복지가 낯선 사회에서 동물도 존중받아야 한다고 말하고 다니는 사람. 민주사회였기에 망정이지 중세였다면 화형감 아니었을까. 자신과 남을 구별하고 차별해온 인간의 역사에서 봤을 때 이 일이 얼마나 힘들지는 말로 다 설명할 수 없을 것이다. 외로움, 막막함, 답답함, 고립감. 열심히 일할수록 적은 늘고 욕은 더 많이 먹게 되고. 이 힘든 시간을 함께 있어주는 친구가 고양이니. 어찌 고양이를 섬기지 않을 수 있을까. 속상하고 힘든 일이 있을 때 니체를 바라보면 다 풀린다. 캣맘들이 아마도 매일 밤 힘든 노동을 자처하는 이유도 이런 맥락이겠지. 약자의 고통을 공감하고 자신의 고통을 승화해 약자를 위해 보수조차 없이 일하는 당신. 당신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낮은 곳에 있지만 그래도 그래도…, 희망조차 없어보이는 이 나라에서 작은 희망을 보여주지 않았나. 당신은 존중받아 마땅하다. 우리에겐 이 고양이가 있지 않은가.

 

니체야 그리고 고양이들아 말해줘. ‘닝겐’들도 조금은 괜찮은 점이 있다고 말야. 고양이들 아니었으면 이 인간 사회의 갈등이 폭발했을 듯. 그러니까 있을 때 잘하자. 고양이가 멸종된 끔찍한 세상을 맞이하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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